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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
본 글에서는 한글이 어떻게 탄생하였는지, 그리고 한글을 기념하는 날인 한글날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공휴일로 지정되기까지 어떤 역사적 배경과 과정을 거쳤는지, 더 나아가 현대사회에서 한글날이 가지는 의의와 가치를 심도 있게 조명하고자 합니다. 한글이 우리 삶과 문화에 미치는 지대한 영향을 다시 한번 깨닫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한글의 창제와 반포
세종대왕의 애민정신
한글 창제의 배경에는 백성을 지극히 사랑하는 세종대왕의 깊은 애민정신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당시 조선의 지배층은 한자를 사용했지만, 백성들은 어려운 한자를 알지 못해 자신의 뜻을 제대로 표현할 수 없었고, 억울한 일을 당해도 글로 남기기 어려웠습니다. 또한, 유교 경전이나 의학 서적 등 중요한 정보를 접하기도 힘들었습니다.
세종대왕은 이러한 백성들의 고통을 헤아려, 누구나 쉽게 배우고 쓸 수 있는 새로운 문자의 필요성을 절감했습니다. 그리하여 일부 신하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직접 새로운 문자 창제에 매진하였고, 1443년(세종 25년) 마침내 '훈민정음(訓民正音)', 즉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를 완성하게 됩니다. 이는 단순한 문자 발명을 넘어,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포용 정신의 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훈민정음 창제 목적
훈민정음의 창제 목적은 그 이름에서도 명확히 드러나듯이,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를 통해 모든 백성이 글을 읽고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이해될 수 있습니다. 첫째, 백성들의 의사소통 편의 증진입니다. 한자로는 전달하기 어려운 우리말의 미묘한 소리를 정확히 표기함으로써, 백성들이 서로의 생각을 온전히 주고받고 지식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려 했습니다.
둘째, 교육의 보편화입니다. 글을 모르는 백성들에게 유교 윤리와 생활에 필요한 지식을 가르쳐 더 나은 삶을 영위하도록 돕고자 했습니다. 셋째, 자주적인 문화 창달입니다. 외래 문자인 한자에 의존하던 한계를 넘어, 우리 민족 고유의 문자 체계를 확립하여 자주적인 문화를 발전시키고자 하는 염원이 담겨 있었습니다. 1446년(세종 28년)에는 훈민정음을 반포하며 창제의 원리와 사용법을 설명한 해례본을 펴내어 그 깊이를 더했습니다.
2025 한글 한마당…한글날 전국 곳곳에 한글문화 행사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579돌 한글날을 맞아 '2025 한글 한마당'이 '알면 알수록, 한글'을 주제로 다양한 전시·체험·공연을 한글날인 9일부터 18일까지 열린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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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의 과학성과 우수성
한글의 과학성과 우수성은 세계 언어학자들로부터 끊임없이 찬사를 받고 있습니다. 한글은 발음기관의 모양을 본떠 자음자를 만들고, 하늘, 땅, 사람을 본떠 모음자를 만드는 등 독창적인 원리로 창제되었습니다. 특히 자음은 발성기관인 혀, 입술, 이, 목구멍의 모양을 본떠 ‘ㄱ, ㄴ, ㅁ, ㅅ, ㅇ’의 기본 글자를 만들고, 여기에 획을 더해 다른 글자를 만들었습니다. 모음은 천( • ), 지( ㅡ ), 인( ㅣ )의 삼재(三才) 사상에 바탕을 두어 만들었으며, 이들을 결합하여 다양한 모음을 표기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이는 표음 문자가 갖춰야 할 조음기관(articulation)과의 상관성을 체계적으로 반영한 것으로, 다른 어떤 문자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과학적인 체계입니다. 또한, 불과 24개의 기본 글자(자음 14개, 모음 10개)만으로도 우리말의 모든 소리를 정확하게 표기할 수 있으며, 배우고 익히기 쉬워 문맹률을 낮추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이러한 독창성과 효율성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는 등 세계적인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한글날의 유래
첫 기념과 명칭의 변화
한글날은 1926년, 조선어 연구회(현 한글학회)가 주동이 되어 '가갸날'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기념되었습니다. 이날은 훈민정음 반포 480주년이 되는 해였으며, 훈민정음이 반포된 날을 양력 11월 4일로 정하여 경축 행사를 거행했습니다. '가갸날'이라는 명칭은 한글 자모의 첫 글자인 '가'와 '갸'에서 따온 것으로, 한글을 널리 알리고 보급하려는 순수한 의지를 담고 있었습니다.
이후 1928년에는 그 명칭을 '한글날'로 변경하게 됩니다. '한글'이라는 이름은 조선어 연구회 회원이었던 주시경 선생이 1913년에 우리 문자를 부르던 명칭에서 유래하였는데, '큰 글', '세상에 으뜸가는 글'이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한글날로 명칭이 바뀐 이후, 기념일 날짜는 훈민정음 해례본의 원문을 통해 반포일을 명확히 알게 되면서 현재의 10월 9일로 확정되었습니다. 이는 한글의 역사성과 중요성을 재정립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일제강점기 한글 수호의 상징
일제강점기, 민족말살정책으로 우리말과 글의 사용이 억압받던 시기에도 한글날은 우리 민족의 독립 의지와 문화 수호 정신을 지켜주는 중요한 상징이었습니다. 당시 조선어학회를 중심으로 한글을 연구하고 보급하려는 노력은 단순히 언어를 지키는 것을 넘어, 민족 정체성을 보존하고 독립을 향한 의지를 고취하는 민족 운동의 일환이었습니다. 이 시기 한글날 기념식은 일제의 감시와 탄압 속에서도 은밀히 혹은 공개적으로 진행되며 우리말과 글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민족의 결속을 다지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비록 일제에 의해 한글 사용이 금지되고 학자들이 투옥되는 등 고난의 연속이었지만, 이들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에 한글은 그 맥을 이어갈 수 있었고, 이는 광복 이후 한글이 국가의 공식 문자로 다시 확고히 자리 잡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습니다. 한글날은 이처럼 어두운 역사의 한가운데서도 꺼지지 않는 민족정신의 불꽃을 지켜온 기념비적인 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휴일 지정 배경 및 과정
해방 이후의 공휴일 지정
광복 이후, 대한민국 정부 수립과 함께 한글날은 국가의 중요한 기념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1949년 10월 1일에 대통령령으로 공포된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따라 한글날은 10월 9일로 지정되었고, 이때부터 10월 9일이 공휴일로 시행되었습니다. 이는 일제강점기 동안 잃어버렸던 민족의 자존심을 되찾고, 자주 독립 국가로서 우리 고유의 문자 체계인 한글의 가치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드높이려는 국가적 의지를 담고 있었습니다.
공휴일 지정은 국민들이 한글의 위대함을 기리고, 한글 사랑 정신을 고취하며, 한글 발전의 필요성을 함께 공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또한, 한글을 창제하고 반포한 세종대왕의 업적을 기리고 그의 애민 정신을 후대에 전하는 교육적인 의미도 지녔습니다. 이 시기를 통해 한글날은 단순히 쉬는 날을 넘어, 민족 문화의 초석을 다지는 의미 있는 날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공휴일 제외와 재지정
한글날은 1991년, 정부의 공휴일 수 감축 정책에 따라 잠시 공휴일에서 제외되는 아쉬운 시기를 겪기도 했습니다. 당시 정부는 경제 성장을 우선시하며 생산성 향상과 국제 경쟁력 강화를 이유로 총 공휴일 수를 줄이는 결정을 내렸고, 이 과정에서 한글날이 제외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많은 한글 학자들과 시민 단체들은 한글날의 공휴일 재지정을 강력히 요구하며 한글의 중요성을 끊임없이 주장했습니다.
한글날이 공휴일에서 제외되면서 오히려 한글의 가치와 위상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활발해졌고, 한글을 더욱 아끼고 사랑해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었습니다. 이러한 지속적인 노력과 캠페인 덕분에, 2006년 한글날은 국경일로 승격되었고, 마침내 2012년에 다시 공휴일로 재지정되었습니다. 이는 국민들의 한글 사랑 정신과 한글의 위대함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만들어낸 결과이며, 우리 문화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역사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한글날의 의의와 가치
세계적 문화유산으로서의 한글
한글은 그 뛰어난 과학성과 조형미, 그리고 배우기 쉬운 실용성으로 인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훈민정음 해례본을 통해 이미 세계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매년 한글날이 되면 우리는 한글이 인류 문명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유산임을 다시 한번 되새깁니다. 한글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독창적인 문자 체계로, 각 문자의 자음과 모음이 발음 기관의 모양과 천지인 삼재 사상을 바탕으로 만들어져 언어학적으로 매우 정교합니다.
또한,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 디지털 시대에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문자 중 하나로 평가받으며, 정보화 사회의 발전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한글은 단순한 문자를 넘어, 한국인의 사상과 정서를 담고 있는 정신적인 유산이며, 우리 문화와 예술의 중요한 표현 수단으로서 그 가치를 빛내고 있습니다. 한글날은 이러한 세계적 문화유산으로서의 한글을 기념하고, 이를 보존하고 발전시키는 우리의 책임을 일깨우는 날입니다.
미래를 위한 한글 사랑과 발전
한글날은 과거의 위대한 유산을 기념하는 것을 넘어, 미래를 위한 한글 사랑과 발전을 다짐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현대 사회는 글로벌화와 디지털 기술의 발전 속에서 다양한 언어와 문화가 공존하며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도 한글은 그 고유한 가치와 우수성을 바탕으로 더욱 발전하고 세계에 널리 알려질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한글의 아름다움을 글쓰기, 시, 노래 등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표현하고 계승해야 하며, 젊은 세대에게 한글의 중요성을 올바르게 가르쳐 한글이 우리의 삶 속에서 살아 숨 쉬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또한, 인공지능 번역 기술 개발이나 다문화 가정 교육 지원 등 첨단 기술과 포용적인 사회 정책을 통해 한글의 활용 범위를 넓히고, 세계 각지의 한국어 학습자들에게 양질의 한글 교육을 제공하는 데 힘써야 합니다. 한글날을 통해 우리 모두가 한글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는 주역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한글날은 세종대왕의 위대한 업적과 백성을 향한 깊은 사랑을 기억하고, 세계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은 우리 문자 한글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매우 의미 있는 날입니다. 한글은 민족의 정체성을 지켜낸 역사적 순간마다 늘 함께했으며, 우리의 삶과 문화 속에 깊이 뿌리내려왔습니다. 공휴일 제외와 재지정이라는 과정을 통해 한글의 중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며 그 위상을 더욱 확고히 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한글이 단순히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미래를 향해 끊임없이 발전시켜 나아가야 할 소중한 자산임을 인식해야 합니다. 한글을 아끼고 바르게 사용하는 것은 물론, 세계에 한글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전파하는 일에 모두가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할 것입니다. 한글날을 맞아 우리 모두가 한글 사랑의 정신을 되새기고, 아름다운 우리말과 글의 미래를 함께 그려나가는 귀한 시간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